전체 글 (28)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야기] 알뜰살뜰 돈의 여유 “저는 알뜰하게 살고 있어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알뜰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다. 나는 그 사람이 주저하지 않고 알뜰하다 자부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나는 알뜰하지 않다. 알뜰한 사람은 수입이 있으면 얼마를 먼저 저금하고, 나머지 돈으로 절제하며 생활한다고 한다. 사회초년생 시절, 회사 동기와 모이면 어떤 저축이 좋은지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회식 자리에서 심심치 않게 선배들이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저금은 뒤로 하고 즐겁고 여유로운 소비를 택했다. 매달 소액만 저금하고, 월급 통장에는 항상 월급 이상의 돈을 넣어두었다. 통장에 잔고가 두둑하니, 마음마저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회사 다닐 땐, 일이 바빠 다른데 돈 쓸 일은 없어서 주로 먹는 데 돈을 썼다. 어딜 가도 주저하.. [이야기] 끔찍이도 귀한 딸 우리 부모님은 나를 온실에 가두고, 여리여리하며 순종적인 꽃으로 키우고자 하셨다. 하지만 나의 기질과 양육 방식이 충돌하여 성장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내 안에는 크고 깊은 어둠이 자라났다. 하지만 빛도 함께 있다. 오늘은 밝은 면만 이야기하려 한다. 사랑만 받고 자란 귀한 외동딸(아님)로 오해받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우리 아빠는 노는 걸 싫어한다. 술도 멀리하며, 노래방도 안 가고, 영화도 안 보고, 여행도 안 좋아한다. 고집도 세서 아빠가 싫은 걸 권유하면 완강히 거부하기에, 엄마는 즐거움을 찾아야 할 때면 아빠 빼고 했다. 그런데 유난히 길었던 어느 명절 연휴에 너무 심심한 나머지 나는 부모님과 보드게임을 하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는 3인부터 할 수 있어서 아빠가 꼭 필요했다. 엄마를 먼저 .. [소설] 부군에게 쓰는 편지 당신이 돌아가시고 20년도 더 넘어버렸습니다. 당신이 누워계신 산소는 아들이 개선하여 유골함을 더 모실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가보니 처음 봉분을 만들었을 때부터 떼가 잘 살고 빛깔이 좋았는데, 여전한 모습입니다. 이제 나도 당신 옆에 누울 준비가 끝나갑니다. 내 삶이 끝난다면 당신 옆에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22살 노처녀이긴 했으나, 당신이 북에 처와 아들을 두고 왔다는 사실을 숨기고 나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용서하기 힘들었습니다. 북에 계신 형님은 얼마나 가슴이 쓰라렸을지, 그리고 나와 결혼한 날 당신은 어땠을지 생각했습니다. 그 마음을 헤아리다 보면 저는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결혼에는 연민이 남았습니다.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당신이 불쌍했습니다. 하.. 이전 1 2 3 4 5 6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