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2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야기] 그 가게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 얼마 전 일이 있어서 북촌 길을 지나갔다. 오랜만의 외출이어서 그런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예뻤다. 지난달에 생활비를 아껴서 여윳돈이 있으니 모처럼 옷 한 벌 사면 좋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길을 걸으며 눈을 요리 저리 돌려서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상점 안에 진열된 물건들을 구경했다. 그러다가 내 취향의 옷을 발견했다. 린넨 검은색 조끼. ‘사고 싶다.’ 언젠가부터 무언가를 사고픈 마음이 들면, 내가 그걸 사도되는 명분을 찾기 시작한다. 내가 돈을 쓴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이리 재보고 저리 재본다. 저 조끼는 내가 가지고 있는 원피스랑도 입을 수 있고, 티셔츠랑 바지 위에 입어도 잘 어울리겠다. 이번 달엔 쇼핑도 안했으니까 나를 위해 돈을 써도 괜찮겠지. 사도 될 것 같은 마음이었다... 이전 1 2 3 다음